미루고 미루다가, 오늘 드디어 나갔습니다.
더운 한낮에 시청 앞에 수백분이 모여 계시다는 글을 보고 뛰쳐 나갔습니다.
현장에 가니까, 수많은 시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수건도 준비하고 음료수, 빵 등도 준비해서 나눠주시더군요.
덕분에 허기도 채우고, 땡볕도 가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도와주신 알지 못하는 많은 분들께 이 자리에서라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간김에 용기를 내어 자유 발언도 해 보았습니다. 제가 아는 바 많지 않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던 내용과 큰 차이 없는 말이었지만, 약간이라도 힘을 보탰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천명 앞에서 말하려니 매우 떨리더군요. 하지만 마이크를 잡으니 과감해졌습니다 ^^;;
오늘은 '낮에 나가자'라는 말에 수천명의 시민이 청와대로 향했습니다. 이때가 아마 4시 좀 못된 시각이었을 겁니다.
광화문을 거쳐 경복궁 옆길을 향해 청와대로 진출하는 통로로 진행했습니다만, 역시 뭐 다 막았죠.
역시나 시위대는 지도부가 없으니까 우왕좌왕. 하지만 저는 이런 상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직화되면 폭력과 여타 안좋은 요소가 끼어들 공간이 생기지만, 지금과 같이 개별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는 시위에는 그런게 끼어들 틈이 없죠. 대치중에도 흥분한 한 시민이(저는 프락치라고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흥분상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경에 돌진하려고 했지만, 어제에 이어 예비군 부대(?) 분들이 수고해주셔서 정리가 되었습니다. 네명이 달려들어 그냥 들어서 옮겨 버렸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것처럼 집회와 결사는 어떤 식의 허가절차도 용인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에서 진압이 시작되었습니다. 낮이라서 그런지 직접적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더군요. 그냥 밀어붙이기와 돌파, 토막내기로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정말 안타깝더군요. 저는 비겁하게....인도에 서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장면은 처음으로 직접 보는데.....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폭력을 써서는 안되겠지요. 저항은 하되, 그 수단이 폭력이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것을 이야기했던 하루였습니다.
이런 운동이, 대한민국이 성숙한 민주 사회로 가는 주춧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전경 동생들아.
형도 군대 다녀와 봐서 너희들 힘든건 안다.
그래도, 진압하는 건 좋다. 연행하는 건 좋다만(위에서 시키니까)
굳이 때려야겠니?
아무것도 들지 않은 사람들을 그렇게 개처럼 두들겨 패야겠니?
하루 종일 서있어서 힘들고 짜증났겠지
하지만 그게 누구 잘못일까?
그리고 왜, 너희들의 지휘관이란 사람들은 너희들을 그렇게 교대도 안시키고 휴식시간도 안 주면서 세워둘까?
그건 싸움에 나가기 전 맹수를 굶기는 것과 같은 이치야.
하지만 너희는 맹수가 아냐. 사람이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
그렇다면, 너희가 그거 좀 힘들다고 사람을 때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기억해주렴.
상대방도 같은 사람이고, 비록 너희는 위치가 그러니까 진압을 해야 한다지만
굳이 때릴 필요는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해 주렴.
부탁한다.

comments
comments rss (+댓글 쓰러가기)나는 그 애들이 최소한도의 인간으로써 존엄성을 지켜줄 수 있게 정말 우리가 도와 주어야 한다고 봐. 그래서, 편지를 쓰려는 거구. 촛불 하나가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운동을 이끌었듯이, 모두가 쓴 편지 한장 한장이 이들에게 도움이 될거라고 나는 믿는다.
이번주도 고고싱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