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저도 그렇지만 우리는 한국어와 한글을 다 쓰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 = 한글이라고 그 구분을 불분명하게 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어와 한글은 다르지요.
한글은 문자 체계이고 한국어는 우리가 쓰는 말이지요.
가령 영어권 사람도 영어를 쓰면서 한글을 쓸 수 있습니다. 중국이 병음표기를 알파벳으로 하듯이, 한글은 문자체계이니 얼마든지 가져다가 쓸 수 있는 거지요. 물론 서로 잘 맞아야 가져다 쓸 수 있겠지만, 요는 그렇다 이겁니다. 유네스코에서 한글을 아프리카의 '글자'가 없는 나라들에 보급하려는 노력이 있기도 하죠. 말은 있지만 표현할 글자가 없는 종족들이 있는데, 한글은 '창제'된 것이다 보니 체계가 잘 짜여 있어 '호환성' 높아서 알파벳보다 한글을 가져다가 가르치는 게 훨씬 낫다고 합니다.
종종 생각하는 거지만, 영어의 발음 기호 있지 않습니까. 이거 아주 엉망이라 알아보기 어렵다고들 하죠(우리나라만 아니라 영어권 국가들도!). 오죽하면 Word Smart 같은 책은 영어권에서 나왔음에도 자체적인 별도의 발음기호를 제작하여 사용하겠습니까? (워드 스마트식 발음 표기가 영어 사전 발음기호보다 알아보기 쉬움). 그러지 말고 그냥 한글을 사용하면 편할 텐데. 겹자음을 사용하면 영어권에만 존재하는 발음들도 거의 다 표기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차피 발음기호는 어느 나라라 별도 학습이 필요한 부분인데, 한글로 만들어서 미친 듯이 뿌리면 먹혀들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정작, 한글을 만든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말(한국어), 우리글(한글)을 천시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옆 나라가 자국어 보급 노력을(덤으로 글자도 따라가겠죠) 하는 것과는 상반된 것입니다. 저 같으면 아프리카에 건설공사 하느니 (둘 다 하면 좋겠지만 양자택일하라면) 한글을 보급하겠습니다. 문자는 곧 국력이고 문화력입니다. 그거 심어놓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데....
어륀지 오렌지 버내너 따지는 게 절대 중요한 게 아닌데 말입니다. 일본은 어디 발음이 좋아서 노벨상 싹쓸이합니까. 영어 교육을 중시한다고 해도 좀 포인트를 잘 맞춰야지, 기껏 꺼내는 게 발음 이야기나 하고 있으니. 발음은 미국 내에서도 동네마다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말이죠.
한글 학회는 돈이 없어서 굶어 죽기 직전이라는데...
대체 뭐가 중요한 건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비단 정부 욕만 할 게 아닌거죠. 국민 전체가 의식이 깨어 있다면 정부에서 영어난리굿을 쳐도 소용 없을텐데, 뭐라고 한마디만 하면 다들 부화뇌동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이제는 우리말글이 천대받다 못해, 사실상의 한국어/한글 문맹도 늘어가고 있다는 생각. 여친님이 국어선생님이십니다만, 말을 들어보면 아주 가관입니다. 중학생 씩이나 되는 녀석들이 우리글 하나 제대로 못 쓰고 있다고 하네요. 무슨 명문 바라고 타령하는게 아니라, 기본적인 맞춤법이나 문장 구조조차 지키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니, 정말 걱정입니다.
행복한 책읽기에서 이번에 나오는 하드 SF 단편선집입니다. 작품란에 올릴까도 했으나 이건 완전 잡담성 글이라서.....책이 나오면 정식 소개를 따로 올리겠습니다.
좀 전에 제 부분 교정 작업을 끝냈습니다. 출판사에서 마지막 교정을 거쳐 10월 15일 경이면 책으로 세상에 태어날 겁니다.
제 이름을 걸고 나오는 책으로는 이번에 4번째이긴 하나 번역서는 처음이라서 두근두근 떨립니다. 최대한 열과 성을 다했고 교정 과정에서도 논문학기 대학원생 답지 않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주변 사람들까지 동원사역하는 만행을 저지르면서까지 잘못된 문장을 없애고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처녀작인지라 부족한 점이 정말 많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2권 중 1권인데다가 2권의 번역은 김상훈님과 이수연님이 하셨기 때문에 더더욱 비교가 될 것이지라 쪽팔립니다!
그래도 국내에서 '하드SF'라는 이름을 걸고 나오는 책으로는 최초이기 때문에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작업을 했습니다. 사실 하드SF는 국내에 별로 소개되지가 않았지요. 고전 중 하나인 할 클레멘트의 <중력의 임무>는 이제 도서관이 아니면 구해볼 수 없는 책이 되었고, 아서 클라크의 뒤를 잇는 스티븐 벡스터는 허고많은 작품중에 최악인 <안티 아이스> (제목처럼 정말 안티 작품 -_-)만이 나와서 우리 나라에는 제대로 소개가 되지 않았지요. 그나마 제가 번역해 놓은 '청색 편이'가 회지에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벡스터 작품 중 정식 번역된 것은 단편선집에 수록된 '오리온 전선에서' 가 유일합니다. 고 아서 클라크 경이야 하드SF의 대가이지만 그랜드 마스터쯤 되는 분이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겠죠.
하드SF가 비록 SF의 하위장르이기는 하지만 나름 꽤 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있는 장르입니다. 할 클레멘트같이 극단적으로 하드한 작품도 있지만, 그냥 보기에는 '이게 무슨 하드SF임? 장난함?' 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간 한국번역SF 시장이 많이 성장하고 스펙트럼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너무 '소프트'한 SF 쪽으로만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이번 출간으로 그런 틈이 조금이라도 메꿔지고, 많은 독자들이 하드SF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크하하 축하한다!
메마른 너의 논무닝에 단비 같은 일이겠구랴ㅋ
내 눈엔 '홍인수 옮김'이 젤 크게 보임!
헉! 홍인수 옮김이라니!!! 님아, 나중에 사인좀...
헐.. 좀 짱인듯.. 축하축하 -ㅅ-)bb
오랫만이구만....
으흐흐 축하 감사. 바빠서 덧글 이제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