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제의 블로그



더 문(Moon) 감상 (약간의 스포일러)

영화 / 게임 : 2009/11/27 11:48


1. 원제가 Moon 인데도 굳이 (구지 아닙니다! 여러분 제발 구지라고 쓰지 맙시다..) 개봉제목을 '더 문' 으로 한 것은 '뉴 문'과 헷갈리게 만들어 묻어가는 마케팅을 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장담컨데 극장가서 두 영화 헷갈리는 사람들 좀 있을 겁니다. '뉴 문' 보러갔다가 '더 문'보고 오는 사람들 좀 있을 듯 (반대는 거의 없을 듯).

2. 스포일러 없이 감상과 스토리를 짧게 정리하자면
"전형적인 아서 클라크 단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서 클라크도 안 그런것 같으면서 은근 감상적인 측면이 있는데, <더문>은 감상적인 단편에 가깝다고 할까요. 내용상으로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서 클라크 단편 중에 '견성 (Dog Star)'라는 단편이 떠올랐습니다. 지구에서도 자고있던 자신을 깨워 지진으로부터 구해주었던 개 라이카가, 달 기지에서도 지진으로부터 주인공을 구해준다는 짧은 단편입니다. 비록 달 기지에서 주인공을 깨웠던 소리가 단순한 착각인지, 정말 라이카의 영혼이라도 나타난건지는 당연히 클라크 답게 알수 없다로 넘어갑니다만, 가슴 한 구석을 아리게 하는 단편이죠. (게다가 작가의 말에 "우리 집 정원에 라이카가 묻혀 있는 지금은 도저히 이 단편을 읽을 수 없다" 라고 써 있죠....지금은 라이카랑 같이 산책이라도 하고 계실겁니다만).
즉, SF 영화지만 흔히 일반 관객이 예상하는 SF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액션도 아니요, 미스테리 스릴러도 아니요(비록 광고는 꼭 미스테리인 것처럼 해 놨지만), SF를 가장한 심령물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극적 반전이 있는 영화도 아니죠. 영화는 매우 담담한 시선과 직설적이고 솔직한 카메라를 통해 있는 그대로 주인공의 심정을 드러내 줍니다.

3. 영화에서 가장 비싼 배역은 컴퓨터 목소리였을 듯 :)

4. 솔직히 한국 흥행은 영 아닐 겁니다. 입소문도 사실 한계가 있죠. D9이야 영화 자체가 '재미있고' 액션이 가미되어 있으며 사실 어느 정도 장르의 클리셰에 따른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문>은 그런 면에서 한국에서의 흥행요소가 거의 없어요. 보고 나오는데 딱 드는 생각이 "재미는 있네. 근데 망했다". 당장 저만해도 이 영화가 무슨 미스테리 영화인줄 알았습니다. 보려고 마음먹은 영화는 보기 전까지 아무런 정보도 일부러 접하지 않거든요. 광고만 보면 미스테리 스릴러인데....일단 거기서 '속은' 관객들의 입소문이 별로 좋지 않게 퍼질거고....사실 이런 '정적인' SF가 대중적인 나라는 거의 없죠.

5. 개인적으로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 자체가 좀 더 하드SF 스러웠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아서 클라크 소설같이 가는지라 비슷한 걸 기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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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7 11:48 2009/11/2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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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감상

영화 / 게임 : 2009/11/27 11:47


1. 2012 감상법

- 뇌에서 과학적 개념과 사실판단에 대한 회로를 닫는다. 주의할 것은 "완전히 닫아야" 한다는 점이다. 평소 헐리우드 영화 수준으로 생각하고 적당히 닫았다가는 영화적 재미가 날아갈 수 있다.

- 스토리 및 캐릭터: 사실 이 영화에서 그런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건 마치 쥐가 목욕을 하고 집에 들락거리는 걸 바라는 것과 같다. 주인공이 있긴 하지만 정말 얄미울 정도로 잘 살아남으며, 나머지 이야기는 일반적인 킬링타임용 전쟁소설처럼 진행된다. 즉, 이 영화의 중심 사건은 절대적으로 재난 그 자체이다. 등장인물은 그것을 보여주기 위한 소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2. 간단한 감상 및 추천관객

- 오락영화로서 재미는 있습니다. 다만 그 재미라는 것이 시청각적 스펙터클 위주의 재미이므로 그런 류의 재미가 지루하신 분들은 보시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 등장인물에 대한 쓸데없는(?) 감정이입을 안하고 보니 편하더군요. 워낙에 많이들 죽어나서.....(거의 행성 하나 전멸이니)

- 개인적으로는 이정도면 그냥 볼만한 오락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롤랜드 애머리히표 영화가 이 정도면 잘 만들어진 거죠.

- 물량 하나는 엄청납니다. 가능한 최신 시설을 갖춘 큰 극장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일부러 먼 곳에 있는 대형극장에서 봤습니다만, 오간 시간이 아깝지 않더군요 (작은 극장에서 보신 분들은 상대적으로 별로라고)


이하는 강력한 스포일러입니다만..(사실 이영화에 대해 스포일링을 하려면 장면을 보여줘야합니다.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스포일링 하기 힘들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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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7 11:47 2009/11/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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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2: 폴른의 복수

영화 / 게임 : 2009/06/24 15:56


트랜스포머 2: 폴른의 복수를 보고 왔습니다.


스포일러 없이 그냥 소감만 말씀드리죠.

아니, 사실 스포일러를 당할 수도 없는 영화이긴 합니다만...


감독이 공언했던바와 같이, 2편은 정말 액션에 집중하였습니다. 과도할 정도죠.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물량 공세에 공세에 공세를 거듭합니다.

엄청난 수의 오토봇, 디셉티콘 들이 등장하며, 그 대수가 너무 많아 누가 누군지는 알 수 없을 정도. 아무래도 이번 영화는 '캐릭터' 간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양 진영'간의 대결이 되어 버렸습니다. 전작에 나왔던 주요 로봇들을 제외하고 이름한자 등장하는 로봇들은 정말 몇 대 안됩니다만, 등장하는 로봇의 수를 생각할 때 출석부를 부를 수도 없고 일일히 캐릭터 특성을 살리는 것에는 무리가 따랐을 겁니다. 그래서 아마 감독도 아예 전략을 바꾸어서, 개별적 로봇을 세세히 그리기보다는 그냥 대규모의 병력끼리 맞붙는 '전투'를 그리는데 집중했을 듯 합니다. 최소한 이 전략은 성공적으로 영화로 구현되었습니다.

CG의 수준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1편도 놀라운 CG를 보여 줬지만 2편에서는 이를 능가합니다. 안타깝게도 합체씬은 생각보다 대충 넘어가긴 했습니다만, 개별 로봇들의 움직임은 전작보다 훨씬더 다양하고 복잡해졌습니다. 이제는 아주 '쿵푸'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동양 무술의 애매한 집합개념) 를 시전하시더군요. 특히 숲에서 펼쳐지는 1:3의 싸움 장면은 이런 면에서 압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로봇모양의 옷을 입은 사람이 아주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이연결 수준의 무술을 펼쳐 보이는 느낌이랄까요? 거기에 육중한 중량감이 더해지니, 액션으로는 뭐 가히 최고라 할 수 있죠. 이런 액션이 문자 그대로 쉴새 없이 펼쳐지는 영화입니다.

사운드 역시 훌륭합니다. 스코어 부분은 제가 음악을 잘 모르다보니 뭐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효과음 부분은 중량감과 액션을 잘 살렸습니다. 이 점은 1편도 마찬가지였죠.


스토리요? 에.......뭐 별거 있나요? 애초에 트랜스포머 영화에서 스토리를 기대하는건, 800원짜리 라면을 사서 뭔가 이것저것 넣으면 5000엔짜리 '라멘'이 될 거라고 상상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바랄 걸 바라세요'. 그건 마치 홍주희가 제대로 된 번역을 하길 바라는 거랑 같아요. 애시당초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이라는 것이죠. 다만 생각보다 너무 빈약한 측면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만, 저는 그냥 눈 감아버렸습니다. 헐헐.

마이클 베이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뻔하지만 맛있는 조미료인 '개그' 는, <트랜스포머 2>에서는 좀 더 성인, 아니 성인이라기 보다는 대학교 신입생 남자 수준의 개그로 탈바꿈했습니다. 세심한 여자분들이나 성적인 측면에서 보수적인 분들, 또는 부모님이나 여자친구와 함께 가신 분들은 좀 불편하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트랜스포머들도 그런 류의 개그 구사에 동원되었으니까요 -_-;

<트랜스포머 2: 폴른의 복수>가 가지는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지루함' 입니다. 에? 액션에 2시간 20분동안 집중했다면서, 왜 지루하냐구요? 너무 많이 나오니까 지루한 겁니다. 인간의 뇌는 유사한 감각이 지나치게 몰려들어오면 곧 피로해지고, 더 이상의 피로를 방지하기 위해 무감각해져 버립니다. 따라서 매사 완급 조절이 중요한 거죠. 하지만 마이클 베이는 지나치게 액션에 공들인 나머지, 이 완급 조절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네, 영화는 (액션 측면에서는) 정말 훌륭합니다. 과장이 아니라 최첨단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에요. 쉴 새가 없죠. 문제는,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2시간 20분에 걸쳐 롤러코스터를 타고 나면 점점 재미가 없어지고 나중에는 피곤해질수도 있다는 것이죠. 롤러코스터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중간에 좀 쉬어 줘야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마이클 베이는 관객들의 '뇌력'을 너무 믿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류의 영화를 정말 좋아해서 어지간한 공세에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만, 그런 저도 중간에는 피로함을 느꼈습니다. 덜 익숙할수록 피로감은 더하겠죠.

(번역은 이야기하지 않으렵니다. 진짜 '안티 홍주희 카페'라도 개설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메간 폭스는....에....굳이 말할 거 있나요? 훗. 샤포프는 전생에 지구를 구했을 듯.)

요약하자면, <트랜스포머 2: 폴른의 복수>는 자동차와 비행기, 로봇에 열광하며 액션을 선호하는 젊은 남성 관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1편도 비슷했지만, 2편에서는 이러한 남성 관객 편향성이 더 진해졌습니다. 물론 액션을 좋아하는 여성분들도 재미있어 하시겠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그렇다 이겁니다.

취향에 따라 별점을 매겨 보자면 (빛나라 죽음의 별!)

1. 나는 다 필요없다. 2시간동안 눈과 귀가 즐겁고 싶고 스토리는 어차피 기대도 안한다. 수많은 로봇과 수많은 싸움을 원할 뿐!

이런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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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적당한 수준의 액션과 스토리가 좋은 사람이다. 균형이 필요하다

1061010997.jpg 1061010997.jpg 1061010997.jpg  + 1/2 개 (반쪽짜리 데스스타가 어디갔더라 -_-)


뭐 대략 이 정도입니다.

그래도 더운 여름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복잡한 세상사를 다 잊고

쉬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강추해 드립니다.

기왕지사 보실거 스크린 좋은데, 사운드 좋은데에서 보시길. 저번에 T4를 여러 번 보고나니 사운드때문에 영화가 달라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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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4 15:56 2009/06/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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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번역: 셀베이션

영화 / 게임 : 2009/06/02 00:25


번역이란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번역은 반역이다'라는 낡은 경구처럼, 번역은 어떻게 해도 '오류'를 포함하게 되어 있고, 아무리 잘 해도 누군가의 기준에는 못 미치게 마련입니다. 외국어를 우리말로 표현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다가, 직역이냐 의역이냐 하는 번역계의 오래된 두갈래의 길 문제까지 생각하게 되면 정말 골치가 아파지죠. 번역이냐 의역이냐는 어떤게 정답인지 딱히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론이 안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번역자 본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쪽을 택하는 게 정답인 게 되어 버렸죠. 물론 안정효씨 같은 분 레벨정도 되면 (이 분은 직역주의자) 원문의 문장 길이와 호흡, 쉼표까지 살리면서 우리말로 부드럽게 번역하는게 가능해지지만.....그거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거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화번역은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전달할 수 있는 정보량 자체가 원문에 비해 줄어들죠. 자막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두 줄 꽉차는 자막이 나오면 절반도 내용을 소화하지 못합니다. 익숙한 사람이야 세줄짜리 자막이 나오고 슉슉 지나가도 충분히 흡수하지만, 대중을 위한 상업영화자막이라면 아무래도 속도가 느린 사람에게 기준을 맞춰야겠지요. 따라서 극장용 번역은 원래 대사를 축약하는 형태로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게다가 영화의 경우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이 본다는 점을 고려하여 어휘 선택도 신중해야 합니다. 웬만하면 쉬운 어휘와 표현을 써야겠지요. 그래서 어찌 보면 활자매채 번역보다 영상매채 자막 번역이 더 어렵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어렵다는게 오역을 용서할 수 있는 핑계는 되지 못합니다.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의 극장용 자막, 아니 DVD와 같은 2차매채용 자막까지 포함해야겠군요, 이 자막의 질은 정말 형편없습니다. 뭐 하루이틀의 이야기는 아닙니디만, 문제는 개선의 기미가 전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지적하는 번역의 문제는 '일반적인 대사' 에 국한됩니다. 장르특정적이거나 시리즈 특정적인 전문용어의 경우는 잘 모르는 관객을 위해 쉬운 말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물론 팬 입장에서 보면 정말 분통터지는 일입니다만...)

책의 경우, 원서를 읽는 독자들이 존재하고 그런 독자들로부터 오역에 대한 지적이 빈번히 제기되며, 이러한 문제제기가 인터넷을 타고 퍼지면서 심지어 법적인 분쟁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등장하였습니다. 가뜩이나 책이 안팔리는 상황에서 오역에 대한 문제라도 터질라치면 판매량에 영향이 있다보니, 출판사 입장에서는 그래도 예전보다는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아직도 무서운 오역들이 난무하고, 심지어 판매되는 책이 누가봐도 비문인 문장에 버젓이 들어앉아 있거나, 일본어판 중역이라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르는 출판사들이 남아 있긴 합니다만, 평균적인 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출판계의 번역의 질은 좋아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역에 대한 피드백도 어느 정도 존재하구요.

그러나 영화자막은 발전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영상매채이며 원어가 음성을 통해 전달되다보니, 오역이 있어도 증거를 제시하기가 어렵고 100% 확신을 가지기 힘듭니다. 듣기가 능숙하신 분들은 물론 정확히 듣겠습니다만, 그래도 뭔가 확실한 원문 - 예를 들면 대본 - 이 있어야 문제 제기가 될텐데 영화는 그런걸 구하기가 힘들죠. 영문대본이 인터넷에 퍼진다고 해도 그걸 구할 수 있을 때쯤이면 대개는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온 뒤입니다.

또한 문제제기를 해도 전혀 피드백이 되지 않습니다. 영화사에서 물론 영화에 대한 반응을 모니터링하겠지만, 안타깝게도 번역에 대한 반응은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무시하겠죠. 원문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판단이 가능하다는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문제 제기의 빈도가 낮을 수 밖에 없고, 소수관객의 반응이므로 영화사는 그냥 간편하게 무시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시사회 때 시사회 관객이 문제제기를 직접 관계자에게 전달해도 무시되더군요.

게다가 관객들도 번역의 질에 대한 관심이 없습니다. 영화를 봤을 때 이게 오역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는 힘듭니다. 그 정도 수준이 되면 자막 무시하고 보겠죠. 하지만, 누군가 문제제기를 하고 정당한 근거를 댄다면 그에 대한 호응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지불하는 영화 관람 비용에는 분명 번역에 대한 비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번역의 경우는 영화 감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외국어를 모르는 관객이라면 자막에 의존하여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자막을 통해 영화의 내용을 전달받아야 하기에 관객은 번역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죠. 즉, 영화의 자막 역시 관객이 돈을 지불한 하나의 '상품' 또는 '서비스'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상품의 질이 형편 없다고 누군가 지적한다면 마땅히 그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비록 그 영화는 이미 프린트가 나와서 자막을 수정할 수는 없을 테지만, 고객의 클레임이 계속 누적된다면 배급사는 아마 다음 영화에서는 좀 더 자막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될 겁니다. 그런데, 한국 관객들은 자막의 질에는 정말 관심이 없나 봅니다. 누군가 지적하면 '잘난 척 하지 마라' '그럴거면 니가 해라' 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팬들이나 일부 영화광들의 자막 번역 지적은 정말 지겹다. 그냥 대충 봐라' 라는 반응이 나오더라구요. (그래, 제발 내가 하게 해 줘라. 차라리 내가 하고 만다 정말.) 자신이 대가를 지불한 서비스의 질에 대한 관심이 이정도이니, 배급사 입장에서 일부 네티즌의 불평을 무시하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굳이 신경쓸 거 있나요, 몇몇 것들만 모여서 쑥덕거리는 건데.

(그나마 몇 년 전에 이** 씨가 영화 번역으로 약간의 이슈를 만들었고, 덕분에 돈도 약간 벌었습니다만, 사실 그 사람의 번역에 대해서는 말이 참 많습니다. )

거기에 더해, 구조적인 문제도 있죠. 정확히는 모릅니다만,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가 한국 영화번역 시스템이 아주 엉망이라는 것인 걸 보면, 분명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겁니다. 예를 들어 들은 이야기로는 '번역자가 번역한 자막이 그대로 입혀지는게 아니고 영화배급사에서 고치는데, 거기서 아주 엉망이 된다더라', '일을 정말 촉박하게 주고 수가는 영 아니어서 다 알바 시킨다더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사실 가끔 영화를 보면, '이 영화는 3명의 알바가 작업했군' 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정신줄을 놓은 상태가 아니라면, 20분 전에 A를 '아' 라고 번역한 사람이 20분 뒤에는 A를 '어'라고 번역하지는 않거든요.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 영화자막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방법은 하나, 관객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돈 주는 사람이 계속해서 불평을 해 대면, 배급사들도 뭔가 생각이 달라지겠죠.


ps. 그래도 bearing 298를 '사람 298명' 으로 번역한다거나,
      large radar signiture 를 '큰 레이더를 장착한' 이라고 번역한다거나
     'infection을 일으키려고 주사를 놓는 것을 '백신을 놓는다' 라고 번역한다거나 (영어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 화면으로만 봐도 이상함)
     상급자에게 다같이 반말을 깐다거나 (심지어 대사에 sir가 들어가도)
      없는 단어 집어넣기를 한다거나 (설명을 위한게 아니라 전혀 엉뚱한)
      그 외에도 정말 일반적인 대사에서 수두룩하게 오역을 남기는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진짜로. 내 돈 내놔 홍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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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2 00:25 2009/06/0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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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더 비기닝 감상기

영화 / 게임 : 2009/05/08 10:24


안녕하세요

일단 참고적으로 먼저 말씀드리면 저는 트레키입니다...아직까지 특수곰님을 위시한 트레키님들이 리뷰를 안올리신 듯 한데, 일단 영화감상에 선입견(?)이 들어가 있다는 건 감안해주시길..


동호회 사람들이랑 보려고 했으나(싸이월드 트렉매니아) 다들 시사회로 먼저 보셔서 -_- 저만 혼자 용산 IMAX에서 보고 왔습니다.

1. 화면은 끝내주더군요. 지난 극장판인 <네메시스>보다 훨씬 더 압도적입니다. 거기에 JJ 감독의 스타일까지 한 몫 해서, 역대 스타트렉 작품중에서 가장 긴박감넘치는 액션이 될 듯 합니다. 보는 내내 정말 눈을 못 떼겠더군요.

2. 사운드도 좋았습니다. 제가 원래 좀 쿵쿵 울리는 저음취향이긴 한데, 오우....저음의 진동이 온몸으로 느껴지더군요. 이 영화는 필히 사운드 시스템도 좋은 극장에 가서 보셔야 할 듯 합니다.


3. 항상 나이든, 아니 나이가 들지는 않았어도 기름기 넘치는 고전 스타일의 오리지날 시리즈 멤버들만 보다가, 새롭게 바뀐 맴버들을 보니 묘하더군요. 스팍이나 커크야 멋지고, 술루도 꽤 훈남으로 나왔지만, 체코프와 스카티는 정말 안습의 개그캐릭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체코프 원래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ㅠ.ㅠ 거기에 스카티까지 약간은 똘추(?)같이 나와서 사실 약간 불만 (나의 스카티는 이렇지 않아! 후덕한 인덕을 돌려줘!).

하지만 우후라는.... TOS에서의 위치를 그대로 이어가더군요. 섹시함도 그렇고, 구시대적으로 보이지만 일부러 이어셋까지 거의 그대로 가는걸 보면 JJ도 우후라에 대한 추억이 상당했던 듯 합니다. (게다가 옷도....TNG에서부터는 여승무원의 복장이 전부 바지로 바뀝니다. 아, 한명 빼고 -_-; 여튼 TOS 시절의 미니스커트더군요. 하긴 옷 자체가 다 TOS 시절의 옷입니다만)

스팍의 캐릭터는 잘 살아났고, 커크도 약간 부족한 감은 없잖아 있지만 프리퀄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오리지널 캐릭터에서 성격은 바꾸지 않은 듯 합니다. 하긴 커크 성격을 바꿔버리면 그건 정말 TOS 시대의 스타트렉이 아니게 되 버리겠죠. 윌리엄 새트너 선생이 이걸 보면 무슨 기분일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아, 레널드 니모이 옹이야 뭐 볼거 다 보셨을테니 ㅋㅋㅋㅋ 궁금하지는 않으실테고...
(만쉐이!)

4. 근데 번역은 정말 안드로메다행 999를 탄 듯 했습니다. 사실 GRE 시험만 아니었다면 영화 개봉 전에 트렉매니아 클럽이랑 조이SF클럽의 인맥을 모두 팔아서라도 어떻게든 번역에 감수로라도 끼어들고 싶었는데, 사정이 안되다보니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뭐 시도한다고 과연 실현 가능했을까도 의문이긴 합니다만...

일반 극장번역에서 기존의 매니악한 팬을 만족시키는 번역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은 저도 이해합니다. 상업번역과 매니아가 한 인터넷 개인번역은 같을 수도 없고, 같아서도 안되죠. 그러나, 스타트렉의 극장번역은 상업영화번역이 지켜야 할 기본 틀조차 무시하는 저질번역이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말이 조금만 길어져도 잘라먹기 예사더군요. 자막의 한계라는건 저도 알고 있지만, 다른 영화에 비해서도 자막의 길이는 짧은 편이었습니다. 즉 대사를 정말 짧게짧게만 번역헀다는 것이죠. 덕분에 영어를 모르고 자막에만 의존하는 관객은, 영어를 50%만이라도 알아듣는 관객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이 절반 미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극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죠.

게다가 번역한 사람은 스타트렉에 대해서 1%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는게 느껴지더군요. 구글링 10초만 해 봐도 얻어낼 수 있는 가벼운 정보들조차 무시했습니다. 특히 워프와 트랜스포터의 번역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워프드라이브가 뭔지 모르면, 한글로라도 검색해 보면 바로 나옵니다. 정 모르겠으면 그냥 워프드라이브라던가, 광속항행정도로 번역했으면 무난했을 겁니다. 근데 다 순간이동입니다. 순간이동. 아니, 바보도 아니고 순간이동하고 날아가는거하고 화면 보고 구분도 못한답니까? 이로 인한 혼란은 극중에서 스카티가 등장했을때 (                           스포일러 생략 ) 최고조에 이르게 됩니다. 극장에서 보신 분들은 제가 말하는 씬의 혼란이 무엇인지 기억나실 겁니다. 이건 스타트렉의 전문용어 번역의 문제가 아닙니다. 번역하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 일말의 관심도 가지지 않은채, 정말 대충 발로 번역했다는게 드러나는거죠.

거기에 더해, 말투는 왜 그리도 한결같이 친구먹는 말투이신지. 스타플릿은 엄연한 준군사조직이고, 계급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 같다고 함장한테 반말하는 승무원들은 대체 무슨 꼬라지인지? 심지어 대사에 Sir 를 넣어서 존칭어임을 분명히 하는 와중에서도 아주 굳건하게 반말투로 번역하시더군요.  이러니 "Permission to speak freely, sir"라는 대사가 나오고, "Granted" 가 되어서 말 놓는 상태가 되어도 말투에 변화가 없죠.

최고의 영화에, 최악의 번역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영화는 재미있으나, 자막을 보면서 기분이 나빠지더군요. 저 인간은 저렇게 해 놓고 돈 받았겠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누구는 소설 하나 번역하는데 단어 하나 가지고 하루종일 고민하고 뒤지고 뒤지고 심지어 저 멀리 아일랜드 지역신문까지 뒤져보는데, 저 인간은 발로 번역하고 돈 받았겠지 생각하니까 기분이 팍팍 상하더이다.


어쩌다보니 감상기가 아니고 번역 불평기가 되어 버렸군요 -_-;
근데 다른 곳의 반응을 보면, 저만 번역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 아니었습니다. 진짜 누구라도 "말이 왜 이리 짧아"는 금방 느끼실 겁니다. 귀를 최대한 열고 보시길 -_-;
참고로 번역자 관련 기사입니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Z가 가장 높고 A가 가장 낮은 나라로 변했나보죠?
http://media.daum.net/entertain/movie/view.html?cateid=1034&newsid=20090310165715301&p=segye


여튼 팬이 아니어도 재미있게 볼 만한 좋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팬이 아니시라면 100% 재미있으실 거고, 팬이시라면 200% 재미있으실 겁니다.


오리지널 맴버들...이 중에서 스카티 옹은 작고하셨습니다.
술루 옹이야 뭐 여기저기 자주 나오시니...
히어로즈에도 나오셨죠. 그 분 타고 나오시는 차 번호가 NCC 1701 이었죠....(엔터프라이즈 함선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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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8 10:24 2009/05/0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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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하이테크 군수업자의 하이테크 영웅담

영화 / 게임 : 2008/04/30 23:40


사용자 삽입 이미지

Iron Man(C)



오늘 아이언맨을 보고 왔습니다.
용산 CGV 등지의 CGV 아이맥스 관에서는 금요일까지만 아주 짧게 아이맥스 상영을 하더군요. 해당 상영관에 대한 음질 비판(원음이 왜곡된다..등)이 있었지만 저는 막귀라서 괜찮다고 그냥 갔습니다. 잘 모르겠던데요(사족임). 사족 하나 더 붙이자면 저는 원작 만화를 전혀 접하지 못했고, 따라서 이 평은 전적으로 영화에 국한됩니다. 원작은 어떤데 하는 이야기는 저는 잘 몰라서 쓰지 않았습니다. 그 점 감안을 해 주시고...저도 원작의 팬이 영화를 보는 감정을 매우 잘 알기 때문에(일례로 반지의 제왕 같은거).....



스포일러 없는 감상평이라는게 워낙 쓰기 힘든터라 간단히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설령 내용이 나온다 해도, 영화사에서 공개한 시놉시스 수준의 내용만을 언급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이러다가 감상평보다 사족이 길어지겠네...). 근데 다 적고 보니까 약간의 스포는 포함되게 되어 버렸을지도;;;;


제목에 적었듯이, <아이언 맨>은 하이테크 군수업자가 하이테크 영웅이 되어 자신의 무기를 사용하는 테러리스트를 물리치고 사랑을 쟁취한다는(정말?) 그런 내용입니다. 사실 히어로물의 전형적인 내용과 플롯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딱히 언급할 것도 없고, 언급한다고 해도 스포일러가 될 만한게 없기도 합니다.

<아이언맨>의 히어로로서의 특징을 꼽자면, 문자 그대로 '만들어진 하이테크 영웅' 이라는 겁니다. 사실 이런 하이테크 영웅에 대한 영화가 <아이언맨>이 처음은 아니죠. 일단 생각나는 걸로는 <배트맨 비긴즈>의 새로운 배트맨이 있군요. 기존 배트맨이 그냥 '부자 영웅' 이었던 것 과는 달리 <비긴즈>는 프리퀄 답게, 특수 능력이 없는 부르스 웨인이 어떻게 하이테크 영웅이 되는지를 꽤 자세히 보여주고 있죠. 물론 기술의 발전으로 오히려 프리퀄 이후라고 할 수 있는 예전의 본편보다 더 화려하지만요.

<아이언 맨>은 <배트맨 비긴즈>보다 한술 더 뜹니다. <배트맨>은 사실 그리 천재적인 사람은 아니죠. 물론 그는 탁월한 싸움질 능력(-_-) 이 있지만 이 자체만으로는 타 히어로의 초능력을 떼울 수 없었습니다. 근데 토니 스타크는 그야말로 "님 좀 짱인 듯"한 레벨의 천재적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천재적 능력으로 정말 뚝딱뚝딱 놀라운 것들을 만들어내죠. 거기에 그가 설계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졸라 짱 똑똑한" AI(배트맨 비긴즈의 집사+모건 프리만의 대체)가 나와서 그를 돕죠. 한술 더 떠서 이놈은 집사를 대신해서 개그까지 칩니다. 쿨럭. 하이테크 천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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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n(C) 훈남 천재 만세!!


<아이언 맨> 극장판의 미덕은 크게 세 가지가 있겠습니다. 첫째, 화면발. 둘째, 화면과 잘 어울리는 영화음악. 세번째, 중간 중간 적절하게 잘 섞여있는 위화감 없는 개그와 유쾌한 분위기. 화면발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겁니다. 화면발을 내세우는 영화 중에 간혹 '예고편이 전부다', 심하면 '차라리 예고편이 낫다' 라는 평이 나오는 영화가 있죠. 가깝게는 얼마 전에 개봉했다가 많은 관객들의 분노 게이지를 상승시킨 <10000 BC> 가 생각나네요.

하지만 <아이언 맨>의 화면발은 적절합니다. 양적으로 너무 많지도 않아 화면발만 내세우는 것도 아니며, 영상과 CG 효과의 질도 아주 우수한 축에 속합니다. 물론 내심 아주 많은 히어로의 활약과 물량 공세를 기대하거나, 원작만화를 보신 분들(저는 보지 못했습니다)은 생각보다 적을 수도 있는 아이언맨의 활약에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만든 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도입부라던가 좀 어설픈 프로토타입과 관련된 이야기의 비중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 부분이 짧았더라면 가뜩이나 개연성 떨어지는 토니 스타크의 심경 변화가 더 어설퍼 보였을 겁니다.

음악 역시 분위기를 잘 살렸습니다. 예고편에 삽입되었던 록 음악인 <Iron Man> 이 참 좋았는데, 영화 본편의 음악도 꽤나 분위기를 잘 살렸습니다. 음악은 잘 모르니 패스.

그리고 마지막 미덕인 적절한 개그와 가벼운 분위기. <아이언 맨>은 영화 중간중간 참 적절하다 싶은 타이밍에 개그가 탁탁 들어갑니다. 자칫 어색해질 수 있는 상황, 분위기 쓸데없이 심각해질 수 있는 상황, 김빠질 수 있는 상황, 가끔은 까르뛰에 브뢰송이 잡아낼 만한 결정적인 순간에 절묘하게 들어가 있더군요. 제가 미국식 개그에 익숙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게다가 바로 옆자리에 미쿡 사람 둘이 앉아있는 통에 그 사람들 웃음만 들려서;;) 저를 비롯한 극장 내부의 분위기는 그 순간 순간마다 매우 즐거워 보였습니다. 다들 킥킥거리면서 웃으며 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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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n(C)


또한 이 영화는 <배트맨> 시리즈나 <슈퍼맨 리턴즈>, <엑스맨 1,2>(3편은 제외) 와 같이 이제는 흔하디 흔한 스테레오 타입이 되어 버린 고뇌하는 영웅, 여자친구한테 차인 영웅, 남들이 갈구는 영웅과 같은 소위 '다크 히어로' 계열의 작품이 아닙니다. 사실 다크 히어로물이 나름의 재미는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세상살이 가뜩이나 심란하고 어수선한데 영화까지 심란하고 어수선해서 싫을 수도 있는 겁니다. 영화가 관객에게 해 줄수 있는 역할은 많고,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게 보겠지만, 중요한 한가지 역할은 "삶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크 히어로물에서 즐거움을 얻는 관객도 분명 많겠지만, 많은 사람이 <인크레더블>과 같은 어떤 면에서는 영웅이라는 것에 대한 통념을 깨는 즐거운 히어로물을 원하고 있죠. <아이언맨>은 이러한 수요를 아주 잘 충족시키는 영화입니다. 물론 미국의 군수산업과, 그들이 피로 벌어들이는 돈,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모토나 다름 없는 "힘들 통한 평화" 따위의 대사에 심란한 관객도 있겠지만 (사실 보면 좀 짜증이 나기도...), 이런 요소들은 <아이언맨>에서는 장식, 시쳇말로 데코에 불과한 겁니다. 주인공의 직업이 '천재 무기제조 과학자' 이다 보니 따라붙을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죠. 따라서 이런 '데코'를 살짝 치우고 본다면 <아이언맨>은 정말 유쾌한 영화가 될 겁니다.



물론 이 영화도 단점은 있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았지만, 분명 상당한 내용을 가진 원작이 존재하는데 그 부분에서 빼고 골라내고 압축하고 하다보니 전개가 약간 어색해 보이는 점도 있죠. 특히 토니 스타크가 심경의 변화를 느끼는 부분은 그의 성격 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장면입니다. 또한 앞에서는 '데코'로 취급했지만 영화 전반부에 너무나 당연한 듯이 나오는 미국중심주의와, 아프간 테러리스트들을 양성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그들을 천인공노할 살인마로만 취급하는 흑백논리는 매우 눈에 거슬리는 요소입니다. 물론 저는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사람이고, 테러리스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명분은 그럴듯하게 내세우지만 수단이 잘못되었거나, 명분은 허울뿐인 경우가 많기도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단순하게 치부할 만한 것이 아닌데, 영화에서는 그 만만한 아프간 게릴라들을 아주 *&^*(&(* 로 그리고 있어서 좀 기분이 불편했습니다. 게다가 분명 "힘을 위한 평화"를 싫어해야 마땅할 토니 스타크는 결국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죠. 그리고 괜찮긴 해지만 제 기대에는 살짝 못 미치는 액션신들이 단점이겠군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아이언 맨>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잘 만든 히어로물입니다. 극장 내 관객 반응도 좋더군요. 미친소에 중국인 폭동에 대운하에 심란한 세상, 그런 세상에서 두시간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영화를 찾으신다면 <아이언 맨>을 추천합니다. 아주 재미있을 거에요

그럼 빛나라 죽음의 별~~!!


deathstar.jpgdeathstar.jpgdeathstar.jpgdeathstar.jpg

네 개에서 반개 정도 더 주고 싶지만..뭔가 약간 아쉬워서...


ps. 예고편에서 보여주는 <쿵푸팬더> 이거 물건일 듯.


ps2. 모든 스크린샷은 영화사측에서 공개한 것들이며, 저작권은 해당 저작권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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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30 23:40 2008/04/3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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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서 적는데..에바 극장판에 관해.

영화 / 게임 : 2008/02/08 13:51


에바에 철학적 메시지가 있다고 '아직도'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철학적 메시지는....

없다..


나도 에바 볼만큼 보고 팔만큼 팠던 사람이다마는...

안노 히데야키의 대단한 점은, 에바에 심오한 철학적 메시지가 있다는 게 아니고

온갖 그럴듯해 보이는 요소들 - 카발리즘에서 인류 멸망까지 - 을 다 끌여들여 놓고 그것을 버무려서

마치 뭔가 있는 듯한, 그럴듯해 보이는 만화를 만들고

오타쿠를 - 참고로 나도 에바에 빠져 있을 당시에는 오타쿠였다 - 농락했다는 점이다.

물론 뒤에 극장판에 가면 자기가 판 수렁에 자기가 빠져 허우적데는게 좀 보이긴 한다만..



요즘 <에반게리온 극장판 서>에 낚여서 파닥파닥거리는 분들이 많아서 새삼 적어 본다.

대체 그 만화에 뭔 기대를 하고 가서 실망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에바는 심오하다'느니 '과거의 심오함이 사라졌다'느니 하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확실히 <에바- 서>가 예전의 TV시리즈에 비해서는 '수다스러워'지고, '훨씬 더 직설적'이 되었다.

이건 시간을 줄여야 하는 극장판의 특성과, 감독의 성향 변화라고 볼 수 있긴 하겠지만

그로 인해 '뭔가 있는 척'을 하는 그게 줄어들었고, 예전 TV 시리즈의 '자못 심오해보이는' 분위기를 기대하고 갔던 관객이 실망하는건 당연할 것이다.


뭐 나도 중고딩 때는 에바에 낚여서 완전 월척으로 파닥거린 사람이라서 할 말은 적은데

아직도 안노의 낚시바늘에 낚인 사람들이 보여서 연민의 감정을 금치 못해 적어 본다.


ps. 참고로, 에바 이번 극장판에서는 초호기가 신지 어머니라는 부분이 빠지거나, 약화될 것이다. 왜냐고?
      신지가 초호기에 끌려와서 타기 전에, 사도의 공격으로 천장 구조물이 떨어져서 신지를 덮칠 뻔 했는데, TV 판에서는 이것을 초호기가 구속구를 부수고 손을 움직여 - 플러그도 꽂혀있지 않은데도! - 막아 주었다. 그걸 보고 겐도는 '그럴 줄 알았다' 라는 특유의 표정을 지었지. 하지만 극장판에는 이 부분이 완전히 삭제되었다는 거. 시간때문에 지우기에는 상당한 복선인데, 이게 지워진 걸로 봐서는 아마도 그 부분은 약화되거나 없어졌지 싶다. 뭐 어차피 창작물은 지어내기 나름이니까 나중 가봐야 알겠지만...

욕해놓고 여전히 낚여서 파닥거리는 1人


ps. 갑자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역시 연휴에 짱박혀서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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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8 13:51 2008/02/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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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울프

영화 / 게임 : 2007/11/16 01:05


오늘 베오울프를 용산에서 보고 왔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맥스를 볼까 하다가..가격적 부담도 있고...같이 볼 사람 시간도 맞춰야 하니..
되는데로 잡다보니 그냥 3D 더군요.

3D 라길래, 예전 본 슈퍼맨 리턴즈처럼 부분 3D 입체영상인줄 알았더니, 100% 입체영화였습니다. 덕분에 약간 어지러웠습니다만 -_- 좀 보다 보니 적응이 되더군요.

일단 CG 자체는 환상입니다. 실사영화에 쓰인 CG 기술의 최고가 트랜스포머였다면, 순수 CG만으로 이루어진 CG 영화의 최고는 감히 베오울프라고 말하겠습니다. 아니,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다른거 다 떠나서 CG가 좋은 정도가 아닌 환상이란데에는 동의 하실 겁니다. 나름 CG를 많이 봐 온 터라 제작자가 아닌 일반 관객중에서는 그래도 CG의 어색한 부분(아직까지는 해결하지 못하는 질감과 색감의 문제)가 보였습니다만, 그런 부분이 튀는게 아니고 CG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찾아 봐야' 하는 정도였습니다. 앤쏘니 홉킨스나 베오울프 등 등장인물들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대화씬에서는 정말....휴우. 순간 실사를 섞은 영화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더군요. 물론 부분 부분에서 티가 나거나 광원의 각도가 바뀌면 CG라는게 보이긴 합니다만...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기술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자, 어느 정도 눈치가 있는 분이라면, 제가 초반부터 CG발을 이야기하는 이유를 눈치 채 셨을 겁니다.

영화 졸 재미 없어요. 사실 졸 까지는 아니어도 전반적으로 그리 긴박감 넘치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영화를 재미없게 한 데에는, 예상치 못한 잔인한 씬들의 등장도 한 몫 했을 겁니다. 아니 언제부터 한국의 영화 심의가 이리 낮아진 건지, 예전 같으면 당연히 18세가 나와야 하는데, 아마 생각없는 영등위가 3D 애니메이션이 잔인해 봤자지 하고 15세를 준 듯한 느낌입니다. 하필 여친님과 같이 보는 첫 영화였는데 -_- 특히 그렌델의 생김새는 좀 -_-; 남자애들하고 같이 갔다면 잘 봤을지도 모르겠군요. 잔인한게 싫은게 아니고 당황스러웠다는. 보는 내내 삐질삐질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뭐랄까 너무 원작 서사시의 흐름에 충실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영문학도나 유럽 문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베오울프는 간단한 줄거리만 알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나마도 이름만 알다가 스타트렉 보이저에 에피소드가 나오는 바람에 궁금해서 내용을 찾아본 것이죠. 근데 진행되는 느낌이, 원작 서사시의 흐름에 지나치게 충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대의 영웅 서사시란 건, 지금 입장에선 필시 지루하게 마련입니다. 바드들이 노래하던 것을 정리한 것이, 지금의 영상 시대에 얼마나 재미있게 느껴지겠습니까? 별로 재미 없겠죠. 베오울프의 이야기 흐름은 딱 그랬습니다. 영화의 긴장감은 없고, 전투의 긴박감은 떨어지고, 전체적으로 늘어져서 마치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한 이야기 전개.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시나리오의 뼈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닐 게이먼이 썼다길래 기대하고 있었는데, 뭔가 실수를 했는지 중간에 이상했는지....아니면 단지 저와 감각이 안맞았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시나리오를 쓴 그래픽 노블인 <Sandman> 시리즈는 안그랬는데 말이지요.

그나마 막판에 나오는 골드 드래곤과의 전투씬이 좀 낫긴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루즈한 영화입니다.

게다가 예고편이나 각종 광고에 엄청 나왔던 안젤리나 졸리 아주머니는......
영화 통틀어 10분도 안나옵니다 -_-; 낚인 겁니다.

이건 <파이널 디씨젼> 포스터에 스티븐 시걸 나온 이후로 최대의 낚시...

별점을 주자면...

* DnD에 미쳤었고 포가튼 랠름 소설 본다고 사전 뒤적이면서 원서라도 볼까 생각해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별 3~4개.

* 그냥 액션 넘치는 팬터지 에픽영화를 보고 싶다면 별 3개.

* 반지의 제왕의 또 다른 버전을 기대한다면 보지 마시고.

* 여자친구랑 보러 갈거라도 보지 마시고(여친이 호러영화 매니아가 아닌 이상은)

제가 본 걸로 매기면

빛나라 죽음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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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CG발로 점수 이만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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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6 01:05 2007/11/1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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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3: 전쟁의 종결, 대단원의 끝.

영화 / 게임 : 2007/10/21 23:05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들어있습니다. 알아서 하셈)

드디어 한달간 벼르고 별렀던 헤일로 3를 하고 왔습니다. 추석 이후에 물건이 오는 바람에 손도 못대고 있다가 이제사 하게 되었습니다만.....


기다린 보람이 있습니다.

전투는 박진감 넘쳤고, 부루트와 플러드는 역시 더 강력해져서 상대하기 까다로워졌고 (특히 시체를 먹어서 무한증식하는 플러드는 -_-), 헤일로의 재미를 더해주는 번역은 한층 더 거칠어졌습니다(욕이 그대~~로 나옴. 2보다 더한 수준). 아 번역의 질과 더빙의 질이야 말할 것도 없이 최고. 특히 이정구씨의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는...꺄~ *.*
(근데 라디오를 통해서 들리는 대사는 좀 울려서...)

그래픽은 최고의 그래픽은 아닙니다만, 언제 헤일로가 그래픽으로 승부하는 게임이었나요. 다만 아쉬운 건 원경 부분에서 계단이 좀 보인다는.... 하지만 화면이 커서 그런건 별로 눈 안아프고(뭐냐 -_-), 게임하면서 그게 눈이 들어온다면 그 사람은 게이머가 아닌 평론가일겁니다. 그만큼 게임에 몰입하게 되기 때문에 그런 사소한 부분은 들어오지도 않아요.

추가된 아이템 - 방어막, 휴대용 엄폐막 등등 - 은 특히 멀티에서 전술적 요소를 더 해 줄 것 같더군요. 하지만 추가된 요소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중력 해머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력뾹망치 라고 부름) 2에서는 에너지 소드가 추가되어서 써는 재미를 더해줬다면, 중력 뾹망치는 날리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모여 있으면 세트로 날릴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부루트도 2마리가 날아간다니까요.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헤일로3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시나리오와 연출이겠죠. 1-2와는 달리 끊어짐 없이 거의 바로 스토리가 이어지게 됩니다. 코버넌트 사제들의 헤일로 작동은 막았지만, 코타나를 두고 오게 되고...(이게 가장 중요). 엘리트와는 동맹을 맺게 되었죠. 엘리트를 제외한 타 코버넌트 종족들은 헤일로를 작동시키기 위해 지구의 유적지를 침공합니다...

여기서 시작되는 장엄한 전쟁의 종막....

그러던 중 코타나의 소재를 알게된 치프, 그녀를 구하러 가게 되죠.

2에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다시 돌아오지"
"지킬수 없는 약속은 하는게 아니에요. 특히 여자한테는.."
"약속은 꼭 지킨다"

네, 치프는 약속을 지키러 갑니다...


아 더 말하면 너무 심했다.

특히 요즘 UCC로 엔딩이 돌고 있던데 그건 좀 심하지 않나 싶어요. 쿨럭. 스포일러를 동영상으로 때리다니...


 흐으...정말 감동.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다음번에 다시 하게되면, 2부터 해서 다시 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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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1 23:05 2007/10/2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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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D-War 보고 왔다.

영화 / 게임 : 2007/08/04 20:07


디 워(D-War)

음..

화제의 영화 (어떤 의미던 화제는 화제지요) 심형래 감독의 D-WAR를 보고 왔습니다.
멀리 가기 귀찮아서 그냥 동네 극장에서 봤지요. 근데 지은지 얼마 안되는 극장 주제에 음향 세팅이 안좋아서 제일 싫어하는 고음갈라짐 현상이 들려서 짜증이 좀 났습니다만..


디워야 워낙에 말들이 많아서 더 이상 관련된 말은 안하겠습니다. 그냥 영화로만 봤습니다. (사실은 머릿속에 온갖 생각들이 오가서 -_-)

스토리은 말을 들었던 데로,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영 아니었습니다. 진행 자체에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많았는데, 이건 상영시간을 120분대에서 90분대로 줄이면서 발생한 현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주로 잘려나간 부분이 어색한 CG가 문제였던 조선시대라는 정보가 맞다면 애시당초 시나리오에 문제가 있었던 거겠죠.

하지만, 스토리가 어색한 영화가 디워 뿐만은 아니죠. 이상하게 디워에 스토리가 어색하다는 비평들이 많은데,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래서 디워는 안되는 영화고, 심감독은 개그나 해야 한다는 식의 말은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조폭 마누라>시리즈나 <두사부 일체>시리즈같이 그야말로 안드로메다를 넘어서 M81은하까지 스토리가 맛이 가버린 영화들도 흥행에는 성공했고, 평론가들도 이리 거친 말을 내뱉지는 않았거든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SF 영화는 <솔라리스>하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빼고 다 유치하다는 선입관을 가진 평론가들이, <디워>를 SF 영화로 착각(이 부분은 뒤에 이야기함)해서 악평을 한게 아닌가 합니다.

 <디워>와 유난히도 자주 비교되는 <트랜스포머>도 스토리는 개판이었거든요. 하지만 전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어차피 스토리 즐기러 간 영화 아니었거든요.

다시 <디워>로 돌아가서....

스토리는 영 아니었지만, 스펙터클의 연출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초중반의 이무기씬들은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문제의 도심 전투씬은 재미있었죠. 원래 감독의 의도가 심오한 영화도 아니었고 스펙터클 액션 영화였더니만큼 이 부분이 괜찮게 느껴지면 영화는 성공한 것라고 봅니다. 어마어마하게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볼 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정도면 심감독이 크게 실패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거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헐리우드 영화도 쌓이고 쌓였죠 뭐. 전투씬은 박진감이 있었고(크지는 않았지만) 물량도 적은 수준은 아니었죠. 다만 M1 에이브람스 탱크는 실기가 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박력 전혀 없는 모습으로 부서지기만 해서 약간 불만.

물론 완벽한 CG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장면 장면 거론해가면서 시비 걸지는 않겠습니다. 그런 건 직접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소위 말하는 가능성의 측면에서, <디워> 는 한국 CG기술의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저 정도 기술이라면 사실 어지간한 국가의 CG 수준은 가볍게 능가하죠. 우리가 헐리우드 영화의 CG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미국 뺴고 그런 수준의 CG를 구사할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심 감독의 한국 문화를 알리고 싶은 열망 또한 곳곳에서 잘 드러났죠. 알리는 방식이 수준 높거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는 못했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알리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뭐든 자꾸 보게되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거니까요. 기존 헐리우드 영화에서 대개 안좋은 이미지로 잠깐 나왔던 한국인(그것도 대개는 중국인 대역으로 나와서 한국어인지 아닌지 모를 말을 지껄였던) 캐릭터들보다는 훨씬 나아죠. 조선시대가 나오는 것도 그런 면에서는 나쁘지 않고, 종종 튀어나오는 한국 전설이라던가, 한국 속담도 괜찮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런게 어거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일본이나 중국 문화의 경우 헐리우드 영화에서 이런 식으로 많이 등장합니다. 한국 문화는 거의 나오지 못했죠. 헐리우드 배우들이 일본 하이쿠를 읊어대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그들이 한국 속담을 언급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죠.

그리고 깜짝 놀랐던(?) 것은 한국 차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그것도 부서지는 걸로만). 이건 아무리 봐도 예산상의 문제로 싸게 부술만한 차를 찾다 보니 한국산 폐차나 똥차 수준의 중고차가 걸려든 것 같습니다. 등장하는 한국차들 중에서 최신 차종은 없었거든요. 다 예전 차들뿐이었고, 외제차들도 부서지는 차들은 다 구형이었구요.

중간중간에 나오는 개그도 나름 웃기긴 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개그들이긴 했지만;; 심씨네 동물원은 참 ㅋㅋㅋ

다만 지적하고 싶은것은 음향의 문제. 극장 자체의 문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중간 중간에 리어 채널이 죽으면서 센터로 음향이 몰리고, 그러면서 한국영화의 고질적 문제인 잡음과 거친 음색으로 돌아가버리는 문제가 있었죠. 뭐 이 부분이야 차차 나아지겠지만.....다른 문제가 있는데 바로 괴물의 소리. 취향 차이는 있겠지만 이무기들 소리가 용이 되려는 뱀 답지 않게 너무 돼지 멱따는 소리에 가까워서 짜증이 났습니다. 후반 이무기 전투씬에서는 정말 그 짜증이 극도에 달했죠. 쿨럭. 제발 다음에 영화 만들면 다른 소리를 선택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용이 그게 뭡니까. 품위없게스리.


그런데

마지막에 나온 심 감독의 글, 그건 정말 아니었습니다

글의 내용 자체야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나름 직간접적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들 듣는데, 그런 이야기들과 연결이 되는 면도 있고, 그 뚝심과 끈기는 알아줄 만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ㄱ그런 글은 인생극장에 나와서 읽어야지, 자기 영화 마지막 부분에 넣는 건 아닙니다. 영화 감독이라면 영화로 승부를 해야지 영화 말미에 자기연민+애국심에 호소하는 글을 넣어서 관객들의 감정을 유도하는 전략은 쓰지 말아야죠. 이건 완전 사족이에요 사족.


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있지만, <디 워>는 그럭저럭 만들어진 오락 영화입니다. 잘 만든건 아니지만 표 값이 아깝고 시간이 아까운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감독이 한국인이네 뭐네 이런 걸 다 떠나서 그냥 심심할때 가서 볼 만한 영화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루돌프님 블로그에서 퍼온)
빛나라 죽음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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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개 정도면 후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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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4 20:07 2007/08/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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