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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뭐 한국 대학가가 저작권법에 지나치게 둔감한건 인정해야 할 것이다.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한 교재들은 대개 제본하는 경우가 많으니....
물론 전공 분야에 따라서 안 그런 곳도 많겠지만, 지리학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마이너한 학문의 경우, 책들이 번역은 커녕 수입조차 안되는 경우가 많다. 만일 원본을 구입하려면 서점에 주문을 하거나 아마존에 직접 주문을 해야 하는데, 어느 경우나 우송료가 붙고(책이 무거워서 좀 부담이 된다), 기본적으로 책의 가격이 60~120 달러 사이로 비싸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컬러가 많이 들어가는 RS나 자연지리 쪽의 책은 기본이 100달러에 육박한다.
대학원생의 경우, 공부 좀 하고자 마음먹는다면 한 수업당 책을 최소 두세 권은 구입해야 한다. 수업이 세개라면 6~9권 정도인 셈. 그리고 수업만 듣고 끝나는게 아니고 자기 공부도 해야 하므로 또 책을 사야 한다. 이거는 하기 나름이지만 못사도 3~5권은 사게 되더라. 결국 한 학기에 최소 9권에서 최대 14권의 책을 사야 한다. 평균 가격을 60~70달러 (약 6만원)으로 잡는다면 54~84만원 정도의 지출이 생기는 셈이다. -_-;
한학기에 책값 70만원이면 작은게 아니다. 돈 많은 분들이야 어쩔지 모르겠지만, 대학원생 공부하는데 그 책만 사는게 아니란 말이다. 정말 파다 보면 책 20~30권은 한학기에 소화해야 한다.
아 ,그래 물론 도서관이 있긴 하다. 있긴 한데, 한국 대학 도서관의 사정은 정말 열악하다. 그나마 내가 다니는 학교가 한국 대학 도서관중에서는 가장 장서가 많아서 다행이기는 한데, 그래도 똑같은 책 두권 있는 건 거의 못봤다. 수업을 듣는 사람 중에 누군가 하나 맘먹고 빌려가 버린다면, 다른 사람은 모두 그 책을 못보게 되는 것이다.
같이 보라고? 장난하나 지금. 이건 동화책이 아니다.
금방 보고 돌려 보라고? 그정도로 쉬운 책이면 애시당초 빌려서 볼 필요도 없겠다. 서서 대충 봐도 될거다. 어디 그리 쉬운 책들이 있겠는가. 두번 봐도 잘 모르겠던데. 어떤 책은 교수님이 "그거 열번만 보면 되~~" 라고 말씀하시는 것도 있다. 이정도 책은 가지고 있어야 공부를 하지 빌려서는 힘들다. 물론 연장하면 두달까지 빌릴 수 있지만, 두달동안 그 책만 보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은 두달 동안 뭘 보란 말인가.
고로 대학원생의 선택은 두가지다. 본인이 벌건, 부모님께 손을 벌리건 책을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서 후딱 제본하고 원본은 반납하는 것. 솔직히 나도 책은 사고 싶다. 근데 위에서 말했듯이 경제적 사정이 그걸 쉬 허락하지 않느다. 한두권도 아니고 말이다. 나만해도 이번 학기에 새로 생긴 전공서적이 벌써 14권에 이른다. 방학때 공부하려면 또 들여와야 하겠지. 이걸 다 돈주고 사면 나는 뭘로 먹고 사나. 그래서 다 제본했다. 제본만 해도 돈이 꽤 들어간다.
저작권은 물론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저작권을 존중한다고 무조건 돈만 받으려고 하면, 극단적으로 잘라 말하면 학문 발전에 심각한 저해가 될 수도 있다! 이거다.
돈 주고 살만하게 책을 좀 싸게 들여와달란 말이지. 제발 좀 부탁이다. 응? 팔아야 사지, 안팔거나 비싸게 들여와야 하면 어찌 하나.
제발 좀 현실적인 대안을 내면서 ....하란 말이야.

comments
comments rss (+댓글 쓰러가기)(저희 과는 그야말로 상관 없습니다. 학생수가 많은것도 아니고, 작은 과에서 세부 전공으로 갈라지고, 또 거기서 각자 하는게 다르기 때문에 출판업자와의 유착 자체가 말도 안되지요. )
그 유착관계라는게 생기려면 한국에서 그 책을 수입하는 '업자'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말한 것처럼, 필요한 거의 모든 책들이 그런 업자의 수입 목록에서 빠져 있어요. 수요가 적기 때문이죠.
차라리 업자들이 수입하는 책이라면 그런 유착관계가 있다고 해도 직접 주문하는 것보다 가격은 훨씬 싸게 마련입니다. 용돈 좀 드려도 좋으니 수입이나 했으면 좋겠습니다만.
난 한 과목당 한두권 정도면 되는데도 학기마다 500불은 들어가니...-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