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참고적으로 먼저 말씀드리면 저는 트레키입니다...아직까지 특수곰님을 위시한 트레키님들이 리뷰를 안올리신 듯 한데, 일단 영화감상에 선입견(?)이 들어가 있다는 건 감안해주시길..
동호회 사람들이랑 보려고 했으나(싸이월드 트렉매니아) 다들 시사회로 먼저 보셔서 -_- 저만 혼자 용산 IMAX에서 보고 왔습니다.
1. 화면은 끝내주더군요. 지난 극장판인 <네메시스>보다 훨씬 더 압도적입니다. 거기에 JJ 감독의 스타일까지 한 몫 해서, 역대 스타트렉 작품중에서 가장 긴박감넘치는 액션이 될 듯 합니다. 보는 내내 정말 눈을 못 떼겠더군요.
2. 사운드도 좋았습니다. 제가 원래 좀 쿵쿵 울리는 저음취향이긴 한데, 오우....저음의 진동이 온몸으로 느껴지더군요. 이 영화는 필히 사운드 시스템도 좋은 극장에 가서 보셔야 할 듯 합니다.
3. 항상 나이든, 아니 나이가 들지는 않았어도 기름기 넘치는 고전 스타일의 오리지날 시리즈 멤버들만 보다가, 새롭게 바뀐 맴버들을 보니 묘하더군요. 스팍이나 커크야 멋지고, 술루도 꽤 훈남으로 나왔지만, 체코프와 스카티는 정말 안습의 개그캐릭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체코프 원래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ㅠ.ㅠ 거기에 스카티까지 약간은 똘추(?)같이 나와서 사실 약간 불만 (나의 스카티는 이렇지 않아! 후덕한 인덕을 돌려줘!).
하지만 우후라는.... TOS에서의 위치를 그대로 이어가더군요. 섹시함도 그렇고, 구시대적으로 보이지만 일부러 이어셋까지 거의 그대로 가는걸 보면 JJ도 우후라에 대한 추억이 상당했던 듯 합니다. (게다가 옷도....TNG에서부터는 여승무원의 복장이 전부 바지로 바뀝니다. 아, 한명 빼고 -_-; 여튼 TOS 시절의 미니스커트더군요. 하긴 옷 자체가 다 TOS 시절의 옷입니다만)
스팍의 캐릭터는 잘 살아났고, 커크도 약간 부족한 감은 없잖아 있지만 프리퀄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오리지널 캐릭터에서 성격은 바꾸지 않은 듯 합니다. 하긴 커크 성격을 바꿔버리면 그건 정말 TOS 시대의 스타트렉이 아니게 되 버리겠죠. 윌리엄 새트너 선생이 이걸 보면 무슨 기분일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아, 레널드 니모이 옹이야 뭐 볼거 다 보셨을테니 ㅋㅋㅋㅋ 궁금하지는 않으실테고...
(만쉐이!)
4. 근데 번역은 정말 안드로메다행 999를 탄 듯 했습니다. 사실 GRE 시험만 아니었다면 영화 개봉 전에 트렉매니아 클럽이랑 조이SF클럽의 인맥을 모두 팔아서라도 어떻게든 번역에 감수로라도 끼어들고 싶었는데, 사정이 안되다보니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뭐 시도한다고 과연 실현 가능했을까도 의문이긴 합니다만...
일반 극장번역에서 기존의 매니악한 팬을 만족시키는 번역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은 저도 이해합니다. 상업번역과 매니아가 한 인터넷 개인번역은 같을 수도 없고, 같아서도 안되죠. 그러나, 스타트렉의 극장번역은 상업영화번역이 지켜야 할 기본 틀조차 무시하는 저질번역이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말이 조금만 길어져도 잘라먹기 예사더군요. 자막의 한계라는건 저도 알고 있지만, 다른 영화에 비해서도 자막의 길이는 짧은 편이었습니다. 즉 대사를 정말 짧게짧게만 번역헀다는 것이죠. 덕분에 영어를 모르고 자막에만 의존하는 관객은, 영어를 50%만이라도 알아듣는 관객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이 절반 미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극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내용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죠.
게다가 번역한 사람은 스타트렉에 대해서 1%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는게 느껴지더군요. 구글링 10초만 해 봐도 얻어낼 수 있는 가벼운 정보들조차 무시했습니다. 특히 워프와 트랜스포터의 번역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워프드라이브가 뭔지 모르면, 한글로라도 검색해 보면 바로 나옵니다. 정 모르겠으면 그냥 워프드라이브라던가, 광속항행정도로 번역했으면 무난했을 겁니다. 근데 다 순간이동입니다. 순간이동. 아니, 바보도 아니고 순간이동하고 날아가는거하고 화면 보고 구분도 못한답니까? 이로 인한 혼란은 극중에서 스카티가 등장했을때 ( 스포일러 생략 ) 최고조에 이르게 됩니다. 극장에서 보신 분들은 제가 말하는 씬의 혼란이 무엇인지 기억나실 겁니다. 이건 스타트렉의 전문용어 번역의 문제가 아닙니다. 번역하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 일말의 관심도 가지지 않은채, 정말 대충 발로 번역했다는게 드러나는거죠.
거기에 더해, 말투는 왜 그리도 한결같이 친구먹는 말투이신지. 스타플릿은 엄연한 준군사조직이고, 계급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 같다고 함장한테 반말하는 승무원들은 대체 무슨 꼬라지인지? 심지어 대사에 Sir 를 넣어서 존칭어임을 분명히 하는 와중에서도 아주 굳건하게 반말투로 번역하시더군요. 이러니 "Permission to speak freely, sir"라는 대사가 나오고, "Granted" 가 되어서 말 놓는 상태가 되어도 말투에 변화가 없죠.
최고의 영화에, 최악의 번역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영화는 재미있으나, 자막을 보면서 기분이 나빠지더군요. 저 인간은 저렇게 해 놓고 돈 받았겠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누구는 소설 하나 번역하는데 단어 하나 가지고 하루종일 고민하고 뒤지고 뒤지고 심지어 저 멀리 아일랜드 지역신문까지 뒤져보는데, 저 인간은 발로 번역하고 돈 받았겠지 생각하니까 기분이 팍팍 상하더이다.
어쩌다보니 감상기가 아니고 번역 불평기가 되어 버렸군요 -_-;
근데 다른 곳의 반응을 보면, 저만 번역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 아니었습니다. 진짜 누구라도 "말이 왜 이리 짧아"는 금방 느끼실 겁니다. 귀를 최대한 열고 보시길 -_-;
참고로 번역자 관련 기사입니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Z가 가장 높고 A가 가장 낮은 나라로 변했나보죠?
http://media.daum.net/entertain/movie/view.html?cateid=1034&newsid=20090310165715301&p=segye
여튼 팬이 아니어도 재미있게 볼 만한 좋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팬이 아니시라면 100% 재미있으실 거고, 팬이시라면 200% 재미있으실 겁니다.
오리지널 맴버들...이 중에서 스카티 옹은 작고하셨습니다.
술루 옹이야 뭐 여기저기 자주 나오시니...
히어로즈에도 나오셨죠. 그 분 타고 나오시는 차 번호가 NCC 1701 이었죠....(엔터프라이즈 함선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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