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침몰 - 꼭 읽어라!
책을 읽고 : 2006/09/21 23:01
얼마전에 아는 분의 추천으로 <일본침몰>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처음에야 '영화 나오니까 그거 노리고 재출간인가보지' 라고 생각해서 신경도 안 쓰고 있던 책인데, 추천해주신 분이 분이다 보니 책이 남다르게 보여서 읽은 거였는데, 읽고 나니"이런 책이라면 당연히 추천이다!"
라는 결론이다.
내용은 다들 아시다시피, 맨틀 대류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지각판이 말려들어가면서 일본이라는 섬 자체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거야 더이상 말하면 손가락 아프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재난소설이고, 그 재난을 과학적으로 상상하고 예상했다는 점에서 SF다.
재난의 예상과 진행의 측면에서만 봐도 이 책은 훌륭한 SF라고 단언할 수 있다. 하드한 SF를 좋아하는 본인의 취향에, 관련전공자라는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이 책이 묘사하고 있는 재난은 그야말로 현실적이어서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어지간한 수준의 헐리우드 재난 영화의 화려한 비주얼도 이런 긴장감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글로써 그것을 해내고 있다.
거기에 더해, <일본침몰>은 국가 규모의 재난이 한 국가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그 안의 사람들과 사회는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다. 일반 소시민에서 정치인, 국제 사회에 이르기까지, 초유의 재난이 지구에 야기할 수 있는 수많은 영향들을 모두 고려하여 책 한권에 훌륭하게 담아내었다. 단순하게 거대 재난이 오고, 사람들이 이를 아름답게 극복하는 헐리우드 재난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어쩌면 이 책은 아시모프가 그렇게 갈망하던 '사회학적 SF'의 완성판일지도 모르겠다. (반성좀 하세요.)
또한 전후, 아니 역사적으로 일본이 타국에 보였던 태도에 대한 반성과 일본 사회에 대한 질타를 '참몰'이라는 거대재난의 형식으로 대신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책 곳곳에서 분명하고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일본이 국제 사회에 도움을 구하는 과정에서나, 이 재난을 최초로 규명해 낸 지구과학자의 입을 통해서 작가는 '일본이 그 동안 국제 사회에서 어떤 좋은 일을 한 적이 있는가, 이제까지 일본인은 일본 열도라는 안전한 집을 두고 바깥에서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 것은 아닌가' 라는 반성을 촉구하는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사실 이런 반성은 지구상 어느 국가라도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일본에게 침략당했던 국가의 국민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반가운 반성인 것은 사실이다. (덧으로 말하면, 작가의 한국에 대한 반성도 등장한다. 한국인으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이 가을 뭔가 나를 사로잡을만한 책은 없을까 하고 고민하는 분들, 조악한 영화에 실망하셨던 분들, 아니면 책에 관심 없는 분들, 그 어떤 분들이라도 이 책을 볼 것을 권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장르는 SF지만, SF에 흥미 없는 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이 가라앉는다고 기뻐하지는 말길 바란다. 그들도 사람이니까. 우리와 같은.
별 다섯개에 별 열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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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20% 할인해서 살 수 있었는데..
아깝구만. -_-
별 열개@.@? 진짜 재밌게 봤나보네~ 난 영화를 본 이상 책에는 손이 안 간다는거~+_+ 쿠사나기 츠요시가 '초난강'의 이미지가 아니라서 다행이었어 ㅋ
별 다섯 개에 열 개라니 너무 파격적이셈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