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8 - 부산 국제 영화제 2차 원정 이틀차(완료)
일기 : 2006/10/18 16:03
으흐흐
부산에서 이틀째입니다.
어제는 대충 싼 방 구해서 구겨져서 잤지요. 웬놈의 모기 땜시 잠을 설쳐서 아직도 피곤해요. 술 마시다가 늦게 잔 것도 있고.
비몽사몽간에 굴러나와서 다시 장산으로 갔습니다. 처음 본 영화는 <징후와 세기>. 타이 영화더군요. 좀 특이합니다.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안내책자의 시놉시스를 보자면 '내용이 아닌 흐름을 보라'라고 되어 있거든요. 내용은 정말 특별한 게 없습니다. 그냥 태국의 한 병원에서 의사인 주인공이 환자를 치료하고 그 주변 사람들 이야기가 그냥 나와요. 내용에 집중해서는 뭔가 볼 수가 없지만, 시놉시스를 참고삼아 흐름에 빠지려고 하니 뭔가 보이더군요. 이 영화는 마치 '음악' 같은 영화입니다. 일반 가요가 아닌 교향곡의 느낌이죠. 등장인물, 대사, 배경들은 각자 존재하는게 아니라 교향곡 악보에 존재하는 주제나 소절, 음표와 같은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음악 들을때 음표를 보지는 않잖아요. 그 모든게 모여서 내는 소리의 총합을 듣는 거죠.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읽어내야 할 듯 해요. 또 특이한 점은 2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겁니다.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첫 악장은 장조의 느낌이라면, 두번째 악장은 무미건조한 단조의 느낌이랄까요. 비슷한 내용이 반복된다고 해서 타임 슬립이나 평행 우주라고 생각하진 마시길. 동일주제의 변형일 뿐이에요. 독특하고 괜찮은 영화인건 알겠지만 저하고 아주 잘 맞는 것은 아니더군요.
졸린 눈을 비비고 나와서 점심을 대충 때웠죠. 역시 혼자 먹는건 아무리 먹어도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자취할때도 그게 너무 싫었고. 뱅글뱅글 돌다가 결국 먹은 건 쌀국수. 뭐, 담백하니 먹어줄만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본 것은(여전히 졸린 상태임) <열 척의 카누>였습니다. 호주 영화인데, 외국인 배우는 한명도 나오지 않고, 정말 원주민(흔히 어보리진이라고 하죠)들로 구성된 배우로 찍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 또한 독특한데, 간단히 말하면 옛 신화의 영화적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의 내용 그 자체처럼 부족의 어른이 젊은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었던 그 부족의 신화와 전설을 영화적으로 구성한 겁니다. 이야기꾼도 등장하고(나레이터) 내용도 전형적인 원주민 전설이구요. 형식과 내용 측면에서 전설을 재 구성한 영화라고 보시면 되요. 마치 조셉 캠벨의 <신의 가면>의 호주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책이 그렇듯 좀 지루하기도 했구요 -_-. 영화에 나오는 여러 풍습이 어느 정도 고증을 거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증을 거친 거라면 문화인류학적인 가치도 상당한 영화겠죠. 뭐 그것까지는 확인 못했습니다만.
(영화 시작시에 나레이터가 나름 농담을 던졌는데, 스타워즈의 오프닝 멘트를 그대로 따라하더군요. 어차피 엣날 이야기니까, a long time ago, a land in the far, far away 였던가... 이 말을 하고 화자 혼자 웃더니 농담이라고 -_-;. 근데 극장 안에서 한 외국인하고 저하고 달랑 둘만 웃어서 엄청 뻘쭘했습니다 ㅡ.ㅡ)
이제 제 부산 국제영화제 관람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영화도 한 편 남았어요. <플랑드르>. 이건 어떠려나.
<플랑드르>. 대체 감독이 뭘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두세 가지 되는 것 같은데, 사실 어떤 것들은 너무 많이 다루어진 주제를 너무 자주 써먹던 방식으로 그려서 하품이 날 정도였고, 다른 이야기는 "그래 뭔 이야긴지는 알겠다만" 그래서 어쩌자고? 라는 말밖에 안나오더군요. 실망입니다. 제가 제대로 못 읽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더 이상 해석 불가능.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 피폐라면 <씬 레드 라인 Thin red line>을 더 권해드립니다. 차라리 이 영화가 더 나은 것 같군요.
영화보고 열차에 몸을 싣고 돌아왔습니다. 피곤해서 이제사 마지막 업뎃을 합니다.
부산에서 이틀째입니다.
어제는 대충 싼 방 구해서 구겨져서 잤지요. 웬놈의 모기 땜시 잠을 설쳐서 아직도 피곤해요. 술 마시다가 늦게 잔 것도 있고.
비몽사몽간에 굴러나와서 다시 장산으로 갔습니다. 처음 본 영화는 <징후와 세기>. 타이 영화더군요. 좀 특이합니다.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안내책자의 시놉시스를 보자면 '내용이 아닌 흐름을 보라'라고 되어 있거든요. 내용은 정말 특별한 게 없습니다. 그냥 태국의 한 병원에서 의사인 주인공이 환자를 치료하고 그 주변 사람들 이야기가 그냥 나와요. 내용에 집중해서는 뭔가 볼 수가 없지만, 시놉시스를 참고삼아 흐름에 빠지려고 하니 뭔가 보이더군요. 이 영화는 마치 '음악' 같은 영화입니다. 일반 가요가 아닌 교향곡의 느낌이죠. 등장인물, 대사, 배경들은 각자 존재하는게 아니라 교향곡 악보에 존재하는 주제나 소절, 음표와 같은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음악 들을때 음표를 보지는 않잖아요. 그 모든게 모여서 내는 소리의 총합을 듣는 거죠.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읽어내야 할 듯 해요. 또 특이한 점은 2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겁니다.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첫 악장은 장조의 느낌이라면, 두번째 악장은 무미건조한 단조의 느낌이랄까요. 비슷한 내용이 반복된다고 해서 타임 슬립이나 평행 우주라고 생각하진 마시길. 동일주제의 변형일 뿐이에요. 독특하고 괜찮은 영화인건 알겠지만 저하고 아주 잘 맞는 것은 아니더군요.
졸린 눈을 비비고 나와서 점심을 대충 때웠죠. 역시 혼자 먹는건 아무리 먹어도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자취할때도 그게 너무 싫었고. 뱅글뱅글 돌다가 결국 먹은 건 쌀국수. 뭐, 담백하니 먹어줄만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본 것은(여전히 졸린 상태임) <열 척의 카누>였습니다. 호주 영화인데, 외국인 배우는 한명도 나오지 않고, 정말 원주민(흔히 어보리진이라고 하죠)들로 구성된 배우로 찍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 또한 독특한데, 간단히 말하면 옛 신화의 영화적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의 내용 그 자체처럼 부족의 어른이 젊은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었던 그 부족의 신화와 전설을 영화적으로 구성한 겁니다. 이야기꾼도 등장하고(나레이터) 내용도 전형적인 원주민 전설이구요. 형식과 내용 측면에서 전설을 재 구성한 영화라고 보시면 되요. 마치 조셉 캠벨의 <신의 가면>의 호주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책이 그렇듯 좀 지루하기도 했구요 -_-. 영화에 나오는 여러 풍습이 어느 정도 고증을 거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증을 거친 거라면 문화인류학적인 가치도 상당한 영화겠죠. 뭐 그것까지는 확인 못했습니다만.
(영화 시작시에 나레이터가 나름 농담을 던졌는데, 스타워즈의 오프닝 멘트를 그대로 따라하더군요. 어차피 엣날 이야기니까, a long time ago, a land in the far, far away 였던가... 이 말을 하고 화자 혼자 웃더니 농담이라고 -_-;. 근데 극장 안에서 한 외국인하고 저하고 달랑 둘만 웃어서 엄청 뻘쭘했습니다 ㅡ.ㅡ)
이제 제 부산 국제영화제 관람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영화도 한 편 남았어요. <플랑드르>. 이건 어떠려나.
<플랑드르>. 대체 감독이 뭘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두세 가지 되는 것 같은데, 사실 어떤 것들은 너무 많이 다루어진 주제를 너무 자주 써먹던 방식으로 그려서 하품이 날 정도였고, 다른 이야기는 "그래 뭔 이야긴지는 알겠다만" 그래서 어쩌자고? 라는 말밖에 안나오더군요. 실망입니다. 제가 제대로 못 읽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더 이상 해석 불가능.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 피폐라면 <씬 레드 라인 Thin red line>을 더 권해드립니다. 차라리 이 영화가 더 나은 것 같군요.
영화보고 열차에 몸을 싣고 돌아왔습니다. 피곤해서 이제사 마지막 업뎃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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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랑드르 저도 영화제에서 보았는데요. 조금은 난해한 면이 있더군요...
GV까지 구경을 하였는데도, 감독의 의도가 뭔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참고로 제가 녹화를 한 플랑드르 GV장면입니다. 재미삼아 한번 보세요.
http://kiyong2.tistory.com/123
^^ 감사합니다.
영화 많이 보셨네요. 서울 사시는데도..대단하세요
저도 그렇게 뛰어 보려고 했는데, 다른 일정이 발목을 잡아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