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13 - 세계사진역사전 & 만레이 특별전
일기 : 2006/12/14 23:19

만 레이는 누군지 잘 모르고 들어갔고(내가 미술 전반에 걸친 이해가 부족하다. 이해해라) 주 목적이야 당연히 사진역사전. 이 사진이란건 책에서 보는 것과, 대형 프린트로 보는 것이 차이가 꽤나 크기 때문에 전시회는 놓치지 말고 봐야 한다. 04년에 열렸던 브뢰송 특별전을 놓친게 아직도 한이 되어있다 -_-;
여하튼, 전시 내용은 대체로 좋았다. 전반적인 사진 역사에 관한 설명과 함께 그 시대적 흐름을 대표할 만한 사진들과, 각 시대를 대표할 사진가의 사진만을 모아놓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역시 내 관심사는 앙리 카르띠에-브레송과 로버트 프랭크였다. 두 사람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진가이고, 내가 나가고 싶은 방향이기도 하니까(어디까지나 취미의 수준에서지만). 특히나 사진찍는 방식은 거의 유사하나 보는 시각과 작품의 내용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어서 괜찮았다.
역시나 브뢰송은 '결정적 순간', 카이로스를 잡아낼 줄 아는 작가였다. 연출하지 않은, 50mm 표준 렌즈를 장착한 라이카로만 촬영한 그 사진들이 어떻게 그런 기가막힌 구도와 배치를 보여 주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반면 로버트 프랭크는 브뢰송과는 전혀 다른 사진이다. 전통회화적 구도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만이 존재할 뿐이다. 계속되는 연작의 종합을 통해 강한 주제의식을 드러내준다. 그의 걸작 <The Americans>에 가면 거기에 냉담함까지 더해야겠지.
각자 자신이 속했던 시대의 사진을 대표했던 사람들. 그 이전의 사진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사람들. 정말 대단한 거장이다.
나는 언제나 저런 사진 찍어볼 수 있으려나. 스스로는 로버트 프랭크식의 연작을 찍어보고는 있지만 역시나.. -_-; 그래도 좌절하지 말자.
만 레이는 개인의 재능은 뛰어난 것 같으나, 개인적으로 초현실주의나 다다이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작품 세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다 떠나서 사진 자체가 내 취향이 아니다. 아닌건 아닌거지. 내가 예술학도도 아닌데 뭐.
그리고 로버트 카파의 사진 네점. 그건 완전 미스다. 종군기자로 유명해지고, 종군기자로 생을 마감한 작가다. 소위 사진역사에서 그 사람이 갖는 위상을 관람객이 느끼게 하려면 당연히 그 사람이 스페인 내전이나 인도차이나 전쟁때 찍은 사진, 2차대전 때 찍은 사진을 전시해야 하는거 아니겠나. 근데 그 사진들은 대체 뭐냐고요 -_-;
약간 불평을 하자면, 전시 내용은 좋았지만 주최측의 준비가 좀 미흡한 것이 있다.
'김현섭 갤러리'에서 주최했는데, 우선 입장료의 카드결재가 안된다.
대관전시라서 준비를 못했단다. 장난하나. 피자배달 시켜도 휴대용 결재기 들고오는 세상이다. 일인당 만원이면, 글쎄 어떤 사람들은 껌 값일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한테는 약간은 버거운 입장료이다. 관람객들을 위한 당연한 최소한의 서비스조차 제공하지 않는것은 분명 부당하다.
그리고 전시 작품 옆에 붙은 설명이 너무 작다. 나조차도 그걸 읽으려면 작품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보는 전시에서 그건 서로에게 불편을 초래한다. 어차피 프린트해서 붙이는건데 좀 크게하면 안되었나?
여하간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 것을 권한다. 4인 가족이 가면 2만원에 해 준다고 하니 네명이 모여 가서 가족이라고 우겨보던가 -_-;
그리고 당연한건데 사진 촬영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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