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제의 블로그


문득 생각나서 적는데..에바 극장판에 관해.

영화 / 게임 : 2008/02/08 13:51


에바에 철학적 메시지가 있다고 '아직도'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철학적 메시지는....

없다..


나도 에바 볼만큼 보고 팔만큼 팠던 사람이다마는...

안노 히데야키의 대단한 점은, 에바에 심오한 철학적 메시지가 있다는 게 아니고

온갖 그럴듯해 보이는 요소들 - 카발리즘에서 인류 멸망까지 - 을 다 끌여들여 놓고 그것을 버무려서

마치 뭔가 있는 듯한, 그럴듯해 보이는 만화를 만들고

오타쿠를 - 참고로 나도 에바에 빠져 있을 당시에는 오타쿠였다 - 농락했다는 점이다.

물론 뒤에 극장판에 가면 자기가 판 수렁에 자기가 빠져 허우적데는게 좀 보이긴 한다만..



요즘 <에반게리온 극장판 서>에 낚여서 파닥파닥거리는 분들이 많아서 새삼 적어 본다.

대체 그 만화에 뭔 기대를 하고 가서 실망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에바는 심오하다'느니 '과거의 심오함이 사라졌다'느니 하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확실히 <에바- 서>가 예전의 TV시리즈에 비해서는 '수다스러워'지고, '훨씬 더 직설적'이 되었다.

이건 시간을 줄여야 하는 극장판의 특성과, 감독의 성향 변화라고 볼 수 있긴 하겠지만

그로 인해 '뭔가 있는 척'을 하는 그게 줄어들었고, 예전 TV 시리즈의 '자못 심오해보이는' 분위기를 기대하고 갔던 관객이 실망하는건 당연할 것이다.


뭐 나도 중고딩 때는 에바에 낚여서 완전 월척으로 파닥거린 사람이라서 할 말은 적은데

아직도 안노의 낚시바늘에 낚인 사람들이 보여서 연민의 감정을 금치 못해 적어 본다.


ps. 참고로, 에바 이번 극장판에서는 초호기가 신지 어머니라는 부분이 빠지거나, 약화될 것이다. 왜냐고?
      신지가 초호기에 끌려와서 타기 전에, 사도의 공격으로 천장 구조물이 떨어져서 신지를 덮칠 뻔 했는데, TV 판에서는 이것을 초호기가 구속구를 부수고 손을 움직여 - 플러그도 꽂혀있지 않은데도! - 막아 주었다. 그걸 보고 겐도는 '그럴 줄 알았다' 라는 특유의 표정을 지었지. 하지만 극장판에는 이 부분이 완전히 삭제되었다는 거. 시간때문에 지우기에는 상당한 복선인데, 이게 지워진 걸로 봐서는 아마도 그 부분은 약화되거나 없어졌지 싶다. 뭐 어차피 창작물은 지어내기 나름이니까 나중 가봐야 알겠지만...

욕해놓고 여전히 낚여서 파닥거리는 1人


ps. 갑자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역시 연휴에 짱박혀서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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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8 13:51 2008/02/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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