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제의 블로그


토성을 보다

일기 : 2006/12/26 01:48


오늘 귀차니즘을 떨치고 토성을 관측했다.

내 성격이 좀 안좋아서, 뭔가 불타오를때는 열심히 하지만, 좀 지나면 잊혀지고 만다. 뭐 대개의 사람이 그런 경향이 다 있을테지만, 나는 약간 심한 편. 망원경도 사서 한 3주는 열심히 봤으나, 날씨조건이 나빠지는 등 보지 못하게 되자 거의 한달 이상 손도 안대고 있었다.

그러다가 저번에 시민천문대 방문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하게 된 것.

마침 오늘은 하늘이 매우 맑았다. 물론 지평선 위 대략 20도 정도까지는 제대로 보이지 않으나, 그건 도시라서 어쩔수 없는 것이고. 그 위에는 참 잘 보였다. 시상도 좋고 대기도 안정적이어서 달을 관측했을 때도 대기 요동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자정이 지나기를 기다렸다가 살금살금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옥상으로 나갔다. 망원경은 아까 이미 세팅 완료.

역시 행성은 찾기가 쉽다. 밝게 빛나는 시리우스 왼쪽으로 토성이 보였다. 약간 갈색 기운이 도는 밝은 점. 정말 찾기 쉽다. 문제는 망원경을 갖다 대는데 10분이 걸렸다는 거지만 -_-; 파인더와 망원경 정렬이 흐트러져 버려서...이거 단단히 고정시키고 분해하지 말아야겠다 --;

여하간 어렵사리 토성으로 망원경을 고정하는데 성공했다. 먼저 25mm 아이피스로 20배 관측. 옷! 토성의 고리가 보인다!

목성은 밝은 점이었지만, 토성은 분명 고리가 보였다. 작았지만, 누구나 분간할 수 있는 고리가 보였다.

당장 아이피스를 10mm 로 갈아 끼웠다. 이제 50배. 우와....고리가...고리가......

귀엽다. 귀 달린 행성 :)

하아.....

불현듯 고배율 아이피스 욕심이 나서 장터를 뒤졌다만..역시나 비싸고 -_-;

갑자기 익시로 찍은 어포컬 촬영(걍 디카 대고 찍은거라 생각하면됨) 사진들을 보고 "익시도 하는데 나도!"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추적식 가대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포기했다. 그래, 안드로메다 하나 못찾으면서 무슨 사진이야. 설사 누가 장비를 준다고 해도 못 찍을 인간아.

그래서 천천히, 천천히 별 보기를 익히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사진은 나중에 한가할때 찍어도 되니까. 어차피 내 생전에 저것들이 사라지지는 않을 테니.

내일은 오리온 대성운이다. 그 정도 크기라면 안시 관측으로도 충분히 잘 볼수 있을 거 같은데 또 모르지. 내일 구름낄지도 -_-;

그나마 오늘은 달이라도 어두웠는데, 내일은 더 밝아질테니 약간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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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6 01:48 2006/12/2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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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 별이 너무 많다!!!!

일기 : 2006/08/01 00:33


"별이 너무 많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중, 스타게이트에 들어가기 직전 보먼이 내뱉은 마지막 말)

그렇다, 별이 너무 많다.
도시에서 이토록 많은 별을 본 것은 처음이다.
며칠간의 지긋지긋한 장마 후, 하늘이 참으로 맑개 개였다. 날이 더워 당장 잘 수도 없을 것 같아 TV를 보다가 11시쯤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그곳 하늘에 펼처진 것은...무수한 별들이었다. 물론 깨끗한 시골 하늘이나 몽골의 대 초원에서 보이는 별들에 비하면 하잘 것 없지만, 뿌연 도시에서 이정도로 보이는 날은 정말 1년에 몇 번 없다.
10여 분쯤 지나 눈이 암순응을 마치자, 육안으로도 희미한 은하수의 모습이 구분 가능했다. 오래된 7X43 짜리 쌍안경을 들어 하늘을 보자, 밝은 별들 사이로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던 무수한 별들이, 그야말로 깨알같이 박혀 있었다. 아...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아예 자리를 깔고 누워 눈이 아파올 때까지 보고 보고 또 왔다. 이 맛에 별을 보는구나, 이래서 사람들이 몇시간씩 장수로 어디로 내려가서 피곤함을 무릎쓰고 망원경을 설치하여 하늘을 향하는 구나 이해가 갔다(위험하다!).

아...망원경을 사지 못한것이 오늘만큼 아쉬운 순간도 없다. 쌍안경이라도 당장 사야지.

사진을 찍고 싶지만, 일주용으로 필카 세팅하기는 귀찮고, 추적사진은 장비가 아예 없어서 불가능. 못 보여주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가끔, 하늘이 맑다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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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1 00:33 2006/08/0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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